
사진. 린 존슨 National Geographic
사라져가는 언어들
14일마다 언어가 하나씩 사라진다.
다음 세기가 되면 지구에서 사용되는 약 7000가지 언어 중 거의 절반이 사라질 듯 하다.
공동체들이 고유 언어를 버리고 영어나 중국어 또는 스페인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한 언어가 사라질 때 같이 사라지는 것은 무엇일까?
세계의 70억 인구의 78%가 85개의 다수 언어를 사용하는 반면 3500개의 극소수 언어를 사용하는 인구는
825만명에 불과하다. 세계가 통합되고 동질화 되면서 많은 언어들이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
UNESCO는 언어의 세대간 사용 정도에 따라 순위를 매겼다. 현재 2724개의 언어가 사멸 위기에 처해있거나
사멸했으며, 사멸 된 254개의 언어는 1950년 이 후 사용하는 사람이 없다.
언어가 가장 다양한 곳은 폴리네시아 지역의 뉴기니 섬이다. 이 곳의 언어는 전 세계 언어의 1/7 수준인
1000개에 가까운 언어가 존재한다. 그 중 대다수는 고립 지대에 살고 있는 소수부족들이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 뒤로
23만 5000명이 사용하는 러시아의 투바어의 언어는 재미있다. 소쉬르의 언어구조학에서 처럼 시니피앙과
시니피에의 관계는 언어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것들을 보여준다.
[ 에젱길레르 : 등자를 밟다 | 말 타는 장단으로 노래하다 ]
투바어의 "에젱길레르"의 발음이나 억양은 말을 타고 질주할 때의 고동치는 박자를 떠올리게한다.
투바어를 사용하는 투바 자치공화국은 몽골과 러시아의 접경지역에 있다.
이 곳의 조상들은 말을 타고 초원을 달렸을 것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오랜 생활 습관이나 자주 접하던 일상의 기의를 기표에 담아 낸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재미있는 부분은 기표와 기의 사이에 작은 요소가 포함되어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에젱길레르"라는 말의 행동은 "노래하다"라는 것이다. 여기에 "말 타는 장단으로"라는
추가적인 설명이 붙는다. 쉽게 말해서, 한국어에는 "말을 타는 장단으로 노래하다"라는 것을
지칭하는 한 단어가 없다. 이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문장으로 나타내어야 한다.
하지만 투바어에는 이것을 단번에 설명 해 낼 수 있는 단어가 있는 것이다.
[송가르 | 부른가르]
우리는 흔히 미래를 앞에 놓여있는 시간으로 생각하곤 한다. 왜냐하면 길을 걸을 때
지나온 길을 과거라 생각하며, 앞으로 갈 길을 미래라고 머리속에 떠올리기 때문이다.
투바어의 송가르와 부른가르의 의미는 "뒤로 가다"와 "앞으로 가다"의 의미이다.
그리고 또 다른 의미로 "미래"와 "과거"이다.
이 곳 사람들에게는 미래란 뒤로 가는 것이며, 과거는 앞으로 가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
아마, 내 뒤에 있는 것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 그것이 미래이고 내 눈 앞에 펼쳐져 있고
회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과거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당신의 태반은 어디에 묻혀 있습니까?
언어는 역사이다. 그리고 문화이다. 현재 세계를 이끌어가는 이념과는 반대되거나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어보이는 것 조차도 그 사람들의 생활 습관이었고 이어져 내려오는 풍습이었다. 비록 그것들이
악습이라고 할 지라도 말이다.
1950년대 말, 언어학에서 나타난 변화 중 하나는 사멸 위기에 놓인 소수 언어들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인데,
이를 통해 언어학자들은 언어의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게 되었다. 언어학자들은 각 언어에 개성을 부여하는
특질과 문화가 어떻게 언어 형태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언어학자 해리슨이
지적하듯 전 세계 언어의 약 85%가 아직 기록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우리가 그 언어들까지 파악해야
모든 언어에 내재된 보편적인 요소가 무엇인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언어들은 저마다 다양한 인간 경험을 강조하면서 시간이나 숫자, 또는 색깔에 대한 경험같이
우리가 고정적이고 보편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삶의 단면들도 문화마다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 예로 투바어의 미래와 과거의 표현법이 있다.
언어가 인간의 인지 경험을 형성하는 것은 우리가 주변 환경을 즉각 이해하기 위해 세상을 범주화하기
때문이다. 이런 범주화는 동물계를 먹는 동물과 못 먹는 동물로 나누듯 폭넓게 이뤄질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떠한 언어든 더 우세하고 더 널리 쓰이는 다른 언어로 대체되면 그 언어를 사용하는
부족의 삶은 뿌리째 흔들리게 된다. 과거 신대륙을 발견하고 대항해시대를 이끌며 제국주의 시절까지,
남미의 대부분의 나라는 스페인어를 쓰며, 브라질과 일부만이 포루투칼어를 사용한다.
잉카문명이 스페인의 정복자에 의해 멸망했다고 하는 것과 비슷하게 하나의 언어에 의해 소수의 언어가
침식당하고 지배 당 할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도 일제강점기 창씨개명과 한국어 말살정책에 의해
우리의 언어를 사라지게 하려고 하던 일본의 야욕을 알아 챌 수 있었다.
그들이 왜 우리의 말을 사라지게 하려고 하는 것이었을까? 언어에는 역사와 문화가 있다고 말하였다.
다시 말해서 언어에는 우리의 선조들이 살아왔고, 그들이 살아온 방식이 지금도 우리에게 녹아있다.
우리는 어느날 갑자기 젓가락질을 하고, 김치를 담가 먹은 것이 아니다. 만약, 일제 강점기 시절에
우리 말이 사라졌다면 김치를 지칭하는 말이 또 다른 말로 바뀌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의 유래도
점차 사라지며 (지나친 생각일 지 모르겠지만) 단순히 일본의 음식으로만 남았을지도 모른다.
이처럼 언어 속에는 정신과 혼, 삶의 향기가 가득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다만, 이 글에서 다루는 것은 일제 강점기때와는 조금 다르다. 현재 소수 언어들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우리와 다를것 없이 세계화가 진행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인터넷과 같은 통신수단, 비행기와 같은 교통이
지구를 한 가족으로 만들고 있다. 단지 말이 통하지 않는 가족일 뿐이다. 하지만 서로는 서로를 원하고
대화를 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영향력이 가장 강한 언어를 배워가며 의사소통을 시도 할 것이다.
현재는 그것이 영어가 될 것이며, 중국어가 될 것이다. 세계 강대국으로 도약을 시도하는 인도 조차
수백개의 고유 언어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점차 늘고 있다.
언어를 보존하는 한 가지 방법은 구어로만 존재하는 언어들을 기록하기 위해 문자를 창제하는 작업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언어학자들이 개입하고 그들이 관찰자의 입장에서 행위자로 남기 때문에
언어가 달라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언어를 살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언어를 사용하는 부족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해리스와 앤더슨이 경험한 일은 매우 흥미로웠다.
20대 초반의 한 마을청년이 친구와 노래를 불러줬다. 이 마을은 세계 곳곳에 퍼져 있는
미국 문화로부터 완전히 동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두 청년이 로스앤젤레스 스타일 랩을 예사롭지 않은
손짓과 까닥거리는 고갯짓, 몸짓을 곁들여 완벽하게 부르는 모습은 놀랍기 그지 없었다.
다만 한가지 다른 점이라면 그들은 아카어로 랩을 했다는 사실이다.
소수 언어는 지배 언어를 끌어안을 수도 있고, 지배 언어에 흡수될 수도 있다. 따라서 때로는
소수 언어가 더 큰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한 언어를 살리는데 필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자부심이다.
소수 언어가 소리 없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에 직면한 사람들은
이에 굴하지 않는 의연함과 옛것을 존중하는 마음, 미래를 여는 중요한 열쇠는 우리의 전통에
있다는 깨달음으로 맛서고 있다. 그리고 사용자가 가장 적은 언어일지라도 여전히 많은 것을 말할 수
있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사진. 린 존슨 National Geographic
'
[ 미우흐니 퀴 쇼 안트 아노 티이 | 당신의 태반은 어디에 묻혀 있습니까? ]
세리족은 어디 태생인지를 물을 때 이 표현을 쓴다.
병원 출산이 시작되기 이전 시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자신의 태반이 묻힌 곳을 정확히 알고 잇다.
저는 이곳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도 여기서 태어나셨고, 할아버지도 여기서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저는 여기서 살아 왔습니다.
당신은 어디에서 태어났습니까?
National Geographic Aug.2012


덧글
중국에서 본 것인데, 上은 과거, 지난 것이고 下는 미래, 앞의 것입니다. 첨에는 헷갈기도 했습니다.
지난 달/다음 달, 上個月/下個月, 지난 번 上次, 다음 번 下次